물가가 한 달에 0.3% 올랐다는 발표 옆에 ‘연율 약 3.7%’라는 해설이 붙는다. 0.3을 단순히 12배 하면 3.6인데 왜 다를까? 연율은 같은 속도가 1년 동안 반복된다고 가정한 복리 계산이다. 이미 1년 동안 실현된 상승률과는 다른 숫자다.
한 달 수치를 1년 속도로 환산하기
월간 상승률이 r이면 연율 환산값은 (1+r)¹²−1이다. 0.3%는 0.003을 넣으므로 1.003¹²−1, 약 3.66%가 된다. 이 계산은 앞으로 열한 달의 물가를 예상한 것이 아니라 지금 한 달의 속도를 다른 단위로 표현한 것이다.
| 월간 상승률 | 단순 12배 | 복리 연율 |
|---|---|---|
| 0.1% | 1.2% | 약 1.21% |
| 0.2% | 2.4% | 약 2.43% |
| 0.3% | 3.6% | 약 3.66% |
| 0.4% | 4.8% | 약 4.91% |
낮은 상승률에서는 차이가 작지만 변화 폭이 커질수록 복리 효과도 커진다. 또 공식 발표의 반올림된 0.3%와 반올림 전 값으로 계산한 연율은 다를 수 있다. 정밀한 비교를 하려면 반올림 전 지수 수준과 같은 계절조정 기준을 사용해야 한다.
최근 3개월 연율은 무엇을 더 보여줄까
한 달은 변동이 크고 전년비는 오래된 달의 영향이 남는다. 그래서 최근 3개월 지수 변화를 1년 속도로 환산해 보기도 한다. 현재 지수를 3개월 전 지수로 나눈 비율을 네 제곱한 뒤 1을 빼면 된다. 식은 (현재 지수 ÷ 3개월 전 지수)⁴−1이다.
가령 지수가 100에서 100.6으로 높아졌다면 3개월 상승률은 0.6%, 연율은 약 2.42%다. 이것을 ‘지난 1년간 2.42% 올랐다’고 쓰면 잘못이다. 월별 상승률을 평균 낸 뒤 곱하는 방식도 정확한 복리식과 차이가 날 수 있다.
미국 GDP의 연율과 다른 나라의 분기 성장률
전분기 대비 1% 성장한 경제를 같은 속도가 네 분기 이어진다고 환산하면 1.01⁴−1, 약 4.06%다. 미국 GDP 발표의 연율 수치를 다른 나라의 전분기 대비 수치와 그대로 비교하면 성장 격차를 과장할 수 있다.
연율 4%를 분기 성장률로 되돌리려면 1.04의 네제곱근에서 1을 빼며, 약 0.985%다. 4로 나누는 것은 근사일 뿐이다. 전월비·전분기비·전년비·연율은 같은 퍼센트 기호를 써도 분모와 기간이 다르다.
짧은 흐름을 볼수록 잡음도 커진다
최근 속도를 보는 장점은 변화에 빨리 반응한다는 것이다. 단점은 일시적인 충격까지 크게 확대한다는 점이다. 계절조정되지 않은 월간 수치를 그대로 연율화하면 계절적인 움직임을 장기 추세로 착각할 수도 있다.
자료를 정리할 때는 ‘계절조정 전월비 0.3%’, ‘최근 3개월 연율 2.4%’처럼 이름을 끝까지 적자. 서로 다른 기간의 수치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확인하면 한 달의 작은 차이를 과도하게 해석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