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ETF를 살펴보다 ‘듀레이션 7년’이라는 항목을 보면 7년 뒤 만기가 돌아온다는 뜻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듀레이션은 금리 변화에 가격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읽는 데 쓰는 값이다. 같은 채권형 상품이라도 이 숫자가 다르면 하루 가격 움직임이 꽤 달라질 수 있다.
0.5%와 0.5%p부터 구분하기
금리가 4.0%에서 4.5%가 됐다면 상승 폭은 0.5%p, 또는 50bp다. 금리 자체의 상대적인 증가율 12.5%를 가격 민감도 계산에 넣는 것이 아니다. 수정 듀레이션을 이용한 1차 근사는 가격 변화율 ≈ −수정 듀레이션 × 수익률 변화 폭이다. 변화 폭 0.5%p는 소수 0.005로 넣는다.
| 수정 듀레이션 | 계산 | 가격 변화율 근사 |
|---|---|---|
| 2 | −2 × 0.005 | −1.0% |
| 7 | −7 × 0.005 | −3.5% |
| 15 | −15 × 0.005 | −7.5% |
듀레이션 7인 상품을 100만 원 보유했다면 가격 부분의 손실을 약 3만 5천 원으로 가늠하는 식이다. 이자는 별개이며 실제 수익률을 보장하는 계산은 아니다. 운용사 자료가 수정 듀레이션 대신 유효 듀레이션을 제시하면 산출 방식과 옵션 반영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왜 실제 수익률은 계산과 다를까
첫째, 현실의 금리는 모든 만기에서 같은 폭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2년물은 내리고 10년물은 오를 수도 있다. 둘째, 가격과 금리는 완전한 직선 관계가 아니다. 변화가 크면 곡률을 나타내는 볼록성의 영향이 커져 1차 근사의 오차도 커진다.
셋째, 회사채라면 신용 위험에 대한 보상도 바뀐다. 국채금리가 내려도 신용 스프레드가 더 크게 확대되면 회사채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해외 채권 ETF를 원화로 평가한다면 환율, 환헤지, 보수, 분배금도 더해 봐야 한다. 가격 차트만 보고 분배금을 빼면 전체 성과를 놓칠 수 있다.
채권 한 종목과 만기가 계속 유지되는 ETF
만기까지 보유한 개별 채권은 발행사가 약속을 지킨다는 전제 아래 정해진 원리금을 받는 구조다. 반면 일반적인 채권 ETF는 편입 채권을 교체하면서 목표 만기 구간을 유지한다. 시간이 지났다고 모든 채권이 동시에 만기 상환되어 매입금액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만기매칭형 ETF처럼 특정 시점에 종료를 목표로 하는 상품도 있다. 따라서 ‘ETF라서 만기가 없다’고 일괄 판단하기보다 상품의 종료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종료 시점이 있더라도 매입가격 전액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사기 전에 만들어 둘 작은 손익표
금리 +0.5%p와 −0.5%p를 각각 넣어 가격 민감도를 계산해 보자. 그다음 실제 투자 기간, 예상되는 이자 수입, 환율 노출을 별도 칸에 적는다. 짧은 기간 뒤 써야 할 돈이라면 금리 전망이 맞을 가능성보다 틀렸을 때의 평가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먼저다.
운용사 자료에서 확인할 항목은 듀레이션의 종류와 기준일, 평균 만기, 신용등급 구성, 환헤지 여부다. 높은 분배율과 낮은 가격 변동성이 함께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수익률 숫자 옆에 듀레이션을 같이 적어 두면 두 가지를 혼동하기가 훨씬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