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발표를 보다 보면 수입 감소가 성장률을 높였다는 설명이 나온다. 그렇다면 수입을 줄이기만 하면 경제가 좋아지는 것일까? 계산식에서 수입을 빼는 이유를 알면, 회계상의 기여도와 경제적 인과관계를 구분할 수 있다.
수입을 빼는 이유는 해외 생산을 제외하기 위해서다
지출 측면의 GDP는 소비, 투자, 정부 지출, 수출을 더하고 수입을 뺀다. 앞의 지출 항목에는 해외에서 생산한 물건을 산 금액도 들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한 가치를 계산하려면 그 부분을 빼야 한다. 수입이 경제에 나쁘다는 평가를 식에 넣은 것이 아니다.
| 사건 | 소비 또는 재고투자 | 수입 차감 | 국내 생산 증가 |
|---|---|---|---|
| 해외 물건 100을 소비자가 구매 | 소비 +100 | −100 | 0 |
| 해외 물건 100을 기업이 재고로 보유 | 재고투자 +100 | −100 | 0 |
수입 항목만 보면 성장률을 깎은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들어간 소비나 재고 항목과 함께 봐야 한다. 실제 거래에는 국내 운송·유통 서비스 등의 부가가치가 생길 수 있어 표는 원리만 단순화한 것이다.
재고가 많으면 GDP가 늘어날까
이번 기간에 국내에서 생산했지만 아직 팔리지 않은 물건은 재고투자로 잡힐 수 있다. 판매가 없었다고 생산도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고 잔액이 많다는 사실과 성장률에 기여하는 재고 변화는 다른 개념이다.
지난 분기에 재고가 30 늘고 이번 분기에 10 늘었다고 하자. 재고 수준은 두 분기 모두 증가했지만 이번 분기의 재고 축적 속도는 느려졌다. 다른 조건을 단순화하면 성장률에는 재고투자의 증가 폭 축소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고 수준, 재고의 변화, 그 변화의 가속·감속을 구분해야 한다.
성장률이 높아도 최종 수요는 약할 수 있다
기업이 예상보다 많이 생산했는데 판매가 따라오지 않아 재고가 쌓였다면, 당기 생산은 늘어도 다음 기간의 생산 조정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수요 확대에 대비한 계획적인 재고 확보일 수도 있다. GDP 한 줄만으로 어느 쪽인지 확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재고를 제외한 최종 판매, 소비와 설비투자 등 세부 항목을 함께 확인한다. 실질 GDP는 물가 변화를 제거한 값이며, 연쇄 가중 방식 때문에 세부 실질 금액을 단순히 더한 값이 총계와 맞지 않을 수 있다. 성장 기여도를 볼 때는 공식 기여도 표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발표문을 읽을 때의 순서
먼저 전분기 대비인지 연율인지 단위를 확인한다. 다음으로 소비·투자·정부·순수출·재고 중 큰 기여 항목을 찾는다. 수입 감소가 눈에 띄면 국내 수요 감소와 함께 움직였는지, 재고 증가가 크면 최종 판매도 따라왔는지 질문한다.
GDP는 생산을 정리하는 유용한 틀이지만 생활 수준, 기업 이익, 주가 방향을 한 번에 설명하지는 않는다. ‘몇 % 성장’ 아래에 무엇이 더해지고 빠졌는지 한 줄씩 적어 보면 숫자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낙관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