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는 유가가 올랐다는데 보유 중인 원유 ETF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이때 먼저 확인할 것은 기사에 나온 유가와 ETF가 실제로 추종하는 대상이 같은지다. 현물, 특정 월물 선물, 여러 월물을 섞은 선물지수는 모두 ‘원유’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가격 경로를 가질 수 있다.

선물에는 만기가 있고 ETF는 계약을 바꾼다

실물 원유를 직접 계속 보유하기 어려운 상품은 선물계약으로 가격 변동에 노출된다. 만기가 가까워지면 기존 계약을 정리하고 다른 만기의 계약으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롤오버, 또는 만기교체라고 한다. 어느 날 어떤 계약을 얼마만큼 교체하는지는 지수와 상품마다 다르다.

같은 시점에 보는 가상의 원유 선물 곡선
계약A 상황B 상황
가까운 만기배럴당 75달러배럴당 75달러
그다음 만기배럴당 77달러배럴당 73달러

A처럼 뒤쪽 만기가 더 비싼 곡선 구간은 콘탱고, B처럼 더 싼 구간은 백워데이션으로 부른다. 저장 비용, 금융 비용, 당장 실물을 확보하는 편익과 수급 등이 만기별 가격 차이에 영향을 준다. 곡선 모양이 다음 달 현물가격의 확정 예측은 아니다.

‘75에 팔고 77에 사니 즉시 2달러 손실’은 부정확하다

서로 다른 만기의 선물은 다른 계약이다. 가격 차이만큼 현물 주식을 비싸게 다시 사서 손실이 확정되는 것처럼 설명하면 구조를 오해하기 쉽다. 선물은 명목 계약금액 전체를 현금으로 내고 사는 자산도 아니다.

다른 조건을 단순화해 현물이 75달러에 머물고, 77달러에 들어간 선물이 만기가 가까워지며 75달러로 수렴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 경우 보유 중 가격 하락이 성과에 부담이 된다. 교체 순간의 가격 차이와 교체한 계약을 보유하는 동안의 가격 변화는 구분해야 한다. 실제 곡선은 계속 움직이고 ETF는 계약 수와 담보도 관리한다.

원유가 오르는데도 수익률이 달라지는 항목들

기사의 비교 기준이 최근월물이고 상품은 여러 만기를 분산 보유했다면 출발부터 다르다. 만기교체 과정의 영향뿐 아니라 담보 자산의 이자, 운용 비용, 환율도 성과에 반영될 수 있다. 레버리지형이라면 여기에 일간 수익률 재설정의 경로 의존성까지 붙는다.

선물 차트의 연결 방식에도 주의해야 한다. 연속선물 차트는 서로 다른 계약을 이어 표시하며, 과거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에 따라 만기교체 부근의 모습이 달라진다. 화면에서 보이는 연속선물의 등락률이 그 가격에 실제로 거래한 투자자의 수익률과 항상 같지는 않다.

상품 설명서에서 찾을 네 가지

기초지수 이름, 편입 월물, 만기교체 규칙, 환헤지 여부를 먼저 찾는다. 이후 성과 비교도 상품과 같은 통화·같은 기간·같은 분배금 기준으로 맞춘다. 이 네 가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물 유가 전망만으로 수익률을 기대하면 예상과 결과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콘탱고가 있다고 항상 손실이 나는 것도, 백워데이션이면 항상 이익인 것도 아니다. 유가 자체의 움직임이 그 영향을 압도할 수 있다. 곡선은 매수·매도 신호 한 개가 아니라, 내가 가진 상품이 현물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이해하는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