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과 순이익이 늘었는데 기업의 현금이 줄었다. 바로 회계가 이상하다고 의심할 일도, 성장 과정이라며 넘길 일도 아니다. 손익계산서는 이익이 발생한 기간을 보여주고 현금흐름표는 돈이 실제로 들어오고 나간 흐름을 보여준다. 둘 사이의 차이가 어디서 생겼는지 찾아야 한다.
이익 100이 영업현금 45가 되는 과정
아래는 간접법 현금흐름표의 원리를 보여주는 가상 사례다. 법인세와 이자, 기타 조정은 생략했다. 매출채권과 재고 증가는 돈이 사업 안에 더 묶였다는 뜻으로 반영하고, 매입채무 증가는 지급을 뒤로 미룬 효과로 반영했다.
| 항목 | 현금흐름 조정 |
|---|---|
| 순이익 | 100 |
| 감가상각비: 당기 현금 지출이 아닌 비용 | +20 |
| 매출채권 증가 | −50 |
| 재고 증가 | −40 |
| 매입채무 증가 | +15 |
| 영업현금흐름 | 45 |
여기에 설비투자로 35를 지출했다면, 영업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를 빼는 단순한 잉여현금흐름은 10이다. 순이익 100과 꽤 다르다. 다만 기업마다 잉여현금흐름의 정의가 다를 수 있으니, 회사가 발표한 FCF와 직접 계산한 값을 비교할 때 조정 항목을 맞춰야 한다.
매출채권 증가는 성장인가, 회수 문제인가
외상 매출이 늘면 당장 현금이 없어도 매출과 이익이 잡힐 수 있다. 매출 자체가 빠르게 성장했다면 채권 증가가 자연스러울 수 있다. 반면 매출 증가보다 채권이 계속 더 빨리 늘고 회수 기간도 길어진다면 고객의 지급 상태나 계약 조건을 더 살펴볼 이유가 생긴다.
한 분기 말에 큰 매출이 몰렸는지도 중요하다. 특정 날짜의 잔액 하나와 분기 전체 매출을 비교하면 시점 차이가 영향을 준다. 전년 같은 분기와 최근 여러 분기를 함께 비교하면 계절적인 증가를 구조적인 악화로 오해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현금이 많아졌다고 사업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회사가 돈을 빌리거나 주식을 발행하면 현금은 늘 수 있다. 자산을 매각해도 마찬가지다. 기말 현금 잔액만 확인하면 영업에서 벌어들인 돈과 외부에서 조달한 돈이 섞인다. 영업·투자·재무 현금흐름을 나누어 읽는 이유다.
또 감가상각을 다시 더했다고 설비가 공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설비는 언젠가 교체해야 할 수 있다. 주식 보상도 당장 현금 지출이 없다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주주에게는 희석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다음 실적에서 이어 확인할 질문
재고를 쌓은 이유가 신제품 준비였다면 다음 분기의 출하와 매출로 이어지는지 본다. 채권 증가가 분기 말 매출 집중 때문이었다면 이후 회수되는지 확인한다. 회사의 설명을 한 번 받아 적는 데서 끝내지 않고, 다음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질문으로 바꾸는 것이다.
‘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작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말자. 일시적인 운전자본 증가인지, 반복되는 현금 부족인지, 성장 투자가 얼마나 필요한 사업인지에 따라 같은 차이도 의미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