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됐다’는 말만으로는 채권시장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알기 어렵다. 단기금리가 급하게 떨어져도, 장기금리가 더 많이 올라가도 금리차는 커진다. 주식을 보든 채권을 보든 금리차의 방향과 각 금리의 방향을 함께 적는 습관이 필요하다.

먼저 빼는 순서를 정하자

이 글에서는 10년물 금리에서 2년물 금리를 뺀 값을 장단기 금리차로 쓴다. 10년물이 4.0%, 2년물이 4.5%라면 차이는 −0.5%p, 즉 −50bp다. 차이가 −50bp에서 −20bp가 되면 여전히 역전 상태지만 30bp 확대된 것이다. ‘역전 해소’와 ‘역전 폭 축소’는 같은 표현이 아니다.

같은 출발점에서 금리차가 40bp 커지는 두 경로 — 가상 수치
구분2년물10년물10년−2년
출발점4.5%4.0%−0.5%p
A: 단기금리가 더 하락3.9%3.8%−0.1%p
B: 장기금리가 더 상승4.7%4.6%−0.1%p

A와 B는 도착한 금리차가 같다. 하지만 A에서는 두 금리가 내려 기존 채권 가격에 우호적인 힘이 작용하고, B에서는 두 금리가 올라 반대의 힘이 작용한다. ‘곡선이 가팔라졌다’는 한 문장으로 둘을 같은 시장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

불 스티프닝과 베어 스티프닝

금리가 내려가며 단기 쪽이 더 크게 하락하는 경우를 흔히 불 스티프닝이라고 부른다. 금리가 올라가며 장기 쪽이 더 크게 상승하는 경우는 베어 스티프닝이라고 한다. 여기서 불·베어는 채권 가격의 방향을 기준으로 붙인 말이다. 불 스티프닝이 주식에도 반드시 강세라는 뜻은 아니다.

가령 A가 경기 약화와 빠른 금리 인하 기대 때문에 발생했다면, 낮아진 할인율보다 줄어들 기업 이익이 더 중요한 쟁점일 수 있다. B가 장기 국채 공급 부담이나 물가 위험 보상 확대와 겹쳤다면, 기업의 장기 자금조달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는 가능한 해석이지, 곡선 모양만으로 확인되는 원인은 아니다.

2년물은 정책금리의 복사본이 아니다

정책금리는 현재의 단기 기준이고, 2년물 수익률에는 앞으로의 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가 들어간다. 장기금리에도 미래 단기금리 기대와 더 오래 보유하는 데 대한 보상이 함께 반영된다. 중앙은행이 오늘 금리를 동결했어도 향후 경로에 대한 평가가 바뀌면 국채금리는 움직인다.

10년−2년과 10년−3개월 금리차도 서로 다른 정보를 담는다. 보고서마다 만기가 다르면 같은 날의 ‘금리차’ 숫자가 달라도 오류가 아니다. 여러 자료를 비교할 때는 먼저 사용한 만기부터 확인해야 한다.

역전이 풀렸다는 이유만으로 매매 날짜를 정하지 않기

금리차는 경기와 금융 여건을 해석하는 도구지만, 경기 전환 날짜나 주가 바닥을 알려주는 시계는 아니다. 곡선이 정상화되는 동안 실적 전망이 악화될 수도 있고, 이미 가격에 반영된 우려가 완화될 수도 있다.

실제로 기록할 때는 ① 2년·10년 금리의 변화 폭 ② 금리차의 현재 부호 ③ 같은 기간의 신용 스프레드와 이익 전망을 나란히 둔다. 곡선이 가팔라졌다는 사실보다 왜 가팔라졌는지 구분할 자료가 있는지가 다음 판단에 더 도움이 된다.